이미지 크게보기최윤범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 제공.

17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안건 집중투표제·이사수 상한 ‘모두 찬성’


국민연금이 오는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주 총회에서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등 핵심 안건에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으로 최윤범 현 회장 측이 이사회에서 우위를 지키는 데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이번 고려아연 임시주총의 핵심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설정’에 찬성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4.51%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약 34%) 측과 영풍·MBK 연합(40.97%)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주주다.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으로 23일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집중투표제는 다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 예상 이사의 수만큼 부여된 의결권을 한 명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예컨대 10명의 이사를 선임한다면 주식 1주당 10개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주주들이 의결권을 특정 이사 후보 1명에게 몰아주는 것도 가능하다. 통상 최대 주주보다 소수 주주에 유리한 제도로 불린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현재 지분율 우위를 점하고 있는 MBK·영풍 측이 이사회를 장악하려던 계획이 틀어지고, 최 회장이 경영권을 지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이 때문에 MBK 측에선 "집중투표제가 최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도입 반대를 주장해왔다.

국민연금은 ‘이사 수 상한 제한’ 역시 최 회장 측 손을 들어줬다. 이 안건은 고려아연 이사 수를 최대 19인으로 정하는 내용으로, MBK 측의 이사회 장악에 불리하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