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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왈현 한적 광주전남협회장

급식 배식·물품 배부 등 도와
“유족에 조금이나마 도움됐길”

“많은 사람이 나서서 참사 현장에서 봉사해야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유족들을 돕기 위해 현장 자원봉사에 나섰던 조왈현(60·사진)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광주전남협의회 회장은 17일 인터뷰에서 “한 달 전 같은 공항에서 베트남행 비행기를 탔었기에 남일 같지 않았다”며 “공항과 비행이 좀 더 안전하게 운영됐으면 인명 피해가 없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현장에 달려가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광주전남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조 회장은 봉사자 595명과 함께 참사 당일부터 지난 14일까지 17일간 급식 배식, 기부 물품 배부, 셸터(쉼터) 관리 보조 등을 하며 유족 곁을 지켰다. 조 회장은 2000년 9월 대한적십자사 진도재난대응봉사회에 입회해 26년간 각종 참사 현장에서 봉사해왔지만, 자신도 애용하는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대형 참사에 유독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참사 이틀째인 지난해 12월 30일 무안공항으로 가는 길. 그는 자연스레 2014년 299명의 인명피해를 낳은 세월호 참사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 생업도 잠시 내려둔 채 진도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6개월간 봉사했다. 그는 “세월호 땐 구조·수습 기간이 긴 탓에 유가족과 함께 ‘희망을 갖자’고 얘기를 나누며 피해 회복을 돕기도 했다”며 “이번 제주항공 참사 때는 사망 소식이 비교적 빠르게 나와 공항에 남은 유가족들은 고인을 잃은 슬픔에 크게 잠겨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급식을 배식받을 때도 유가족들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갈 뿐이었다”고 말했다.

전남 진도군에서 나고 자라고, 대학도 무안군에 위치한 초당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그는 자신의 고장에서 이런 참사가 반복되는 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큰 참사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고 직접 그곳을 목도하니 우리 사회가 ‘안전 사회’가 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민·관이 협력하고 인적 자원·시스템 등을 체계적으로 동원해 안전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절실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 회장은 봉사를 통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고 한다. 그는 “누군가가 나서 봉사를 하지 않으면 사회는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환갑의 나이지만 이런 믿음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봉사에 참여해서 우리 사회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퍼뜨려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