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들어서기 전에…유럽 각국 정상들 잇따라 우크라行

이미지 크게보기 키어 스타머(왼쪽) 영국 총리와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100년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이 다가오면서 유럽 각국 정상들이 잇달아 우크라이나를 찾아 변함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높여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16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지금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무자비한 침략을 멈추고 싶어 하는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올해 우크라이나를 가능한 가장 강한 위치에 올려놔야 한다는 점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취임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스타머 총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해상안보·드론 기술 등 군사 협력과 경제·의료 지원까지 담은 ‘100년 동반자’ 조약에 서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연간 30억 달러(약 4조 3670억 원) 이상의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도 키이우를 찾아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회동했다.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탈리아 지원의 현대식 무기가 이미 우크라이나로 오고 있다고 전하며 "이탈리아 측의 지속적인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의 양자 회담과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자, 유럽 주요국들은 협상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는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1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고, 14일에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를 찾았으며, 15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폴란드에서 도날트 투스크 총리를 만났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 주도하에 유럽 일부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 보장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반발을 우려해 종전 후 나토 회원국들의 평화 유지 병력 파견을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고 있다.

이현욱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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