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6일 서울 성동구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인근에 조성된 ‘스마트 흡연부스’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성동구에는 스마트 흡연부스가 현재 12개 설치돼 있다.

성동구 12곳 운영결과 ‘호평’
市, 벤치마킹해 시범설치 계획

음압기술 적용 밀폐형 부스
공기정화 후 천장으로 배출
흡연자-비흡연자 모두 만족

글·사진=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16일 서울 성동구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인근에 조성된 ‘스마트 흡연부스’. 밀폐형 부스 안은 담배를 피우는 직장인들로 가득했지만, 흡연자들이 오갈 때 출입문이 열려도 담배 연기가 문틈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았다. 부스에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흘러가게 하는 ‘음압기술’이 활용된 덕분이다. 이에 스마트 흡연부스 옆을 지나다니는 행인들은 간접흡연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부스 안의 담배 연기는 곧바로 위로 올라가 천장 공기정화 설비를 통해 정화된 뒤 외부로 배출돼 흡연자들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동구에는 이런 스마트 흡연부스가 지난 2022년 첫 도입 이후 점차 늘어나 현재 12개 설치돼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흡연 민원 다발 지역을 우선 선정해 설치한 결과, 담배 연기로 인한 간접흡연 관련 민원이 급감했다”며 “상반기 중 2곳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갈등을 줄일 해법으로 호평을 받는 성동구의 스마트 흡연부스 성공 사례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최근 음압기술 등 성동구 스마트 흡연부스의 핵심 기술이 적용된 ‘서울형 흡연부스’를 개발, 1호 설치 장소를 찾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는 오피스 밀집 지구 등 도심 내 흡연자가 많아 관련 민원이 다수 발생하는 곳을 선정해 부스 1개를 시범 설치할 계획이다. 운영·관리를 맡을 자치구들과 논의를 이어가며 장소를 물색하는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소를 선정해 이르면 3월부터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형 흡연부스 1개를 만드는 데는 1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서울시가 이러한 흡연부스를 개발해 확산에 나선 건 그동안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대립이 해결 실마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첨예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내 금연구역은 29만9000여 곳에 달하지만, 공공 흡연부스는 118개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흡연자들 사이에선 금연구역이 아닌 곳을 찾아 헤매는 ‘흡연 난민’이 됐다는 불평이 지속해서 나왔다. 반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로 인해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비흡연자들의 불만도 컸다. 성동구의 성공사례로 이미 스마트 흡연부스의 효과는 검증된 만큼, 다른 자치구들도 관심을 갖고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영하면서 발견된 수정사항 등은 차후 보완해 서울 전역에 점차 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