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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 관련자 검찰 고발

코인 20여종류 미리 대거 매수
반복 주문해 가격·거래량 상승
전량 매도로 한달새 5억 챙겨

지난해 7월 가상자산법 시행뒤
정식조사 거쳐 처리한 첫 사례

금융당국이 ‘10분 이내’ 초단기 가상자산 시세조종 수법으로 5억 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건은 지난해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법)’이 시행된 이후 가상자산거래소가 이용자의 이상 거래에 대해 금융당국에 통보해 당국 조사를 거쳐 검찰 고발에 이른 첫 사례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가상자산 시세조종 혐의자 A 씨를 금융위 의결을 거쳐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A 씨는 ‘선매수→시세조종 주문 및 가격상승→전량 매도’의 전형적인 초단기 시세조종 방식으로 수억 원의 부당이득을 실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시세조종에 20여 개의 가상화폐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유동성이 적어 시세조종이 용이한 가상화폐들을 골라 상당 규모 매수해 놓고, 단시간에 반복적으로 시장가 매수주문을 해 가격과 거래량을 상승시켰다. 가상자산 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오인케 한 뒤 가격이 상승하면 매수한 물량을 전량 매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 시세조종 과정은 대부분 10분 이내에 완료됐고 A 씨는 한 달여 동안 약 5억 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가격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 상황에서 불공정거래행위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거래량이 급증하거나 가격이 급등하는 가상자산 등을 추종 매수하는 경우 예고 없이 가격이 급락할 수 있으므로, 이용자들은 이 점을 각별히 유의하여 거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7월 가상자산법 시행 이후 가상자산법상 정식조사 절차를 거쳐 처리한 첫 사례다. 가상자산법에 따라 금융위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이상 거래 심리 결과 통보, 제보 접수 등을 통해 의심 사건을 포착하면 금융감독원과 사건분류를 거쳐 조사를 진행한다. A 씨 사건도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상 거래에 대해 통보를 받고 당국이 불공정거래행위 조사를 해왔다. 조사가 완료되면 ‘가상자산시장조사심의위원회’ 심의와 금융위 의결을 거쳐 고발·수사기관 통보·과징금 부과·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눠 조치안에 나선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음에도 시장 고유의 취약성으로 인해 불공정거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는데 이 같은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 업무가 본격 가동하며 위법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도, 가상자산거래소의 이상 거래 감시 역량 강화를 유도하는 등 불공정거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투명하고 합리적인 가상자산 시장 질서를 만들기 위해 가상자산 상장·공시제도 등 가상자산 시장 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