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PGA투어에서 경기 중인 이경훈. AP뉴시스

“미국에 계속 지내다 보니 소중함을 잊는 경우가 있다. 처음의 설？던 마음을 잊지 않고 감사하게 경기하겠다”

이경훈이 2025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임하는 각오로 미국 무대를 처음 밟았던 그때 그 순간을 잊지 않겠다는 각오를 선보였다.

이경훈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 라킨타 CC,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이상 파72) 등 3개 코스에서 열리는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80만 달러)에 출전한다. 직전 대회인 소니 오픈에 올해 첫 출전에 나섰다가 컷 탈락을 맛본 이경훈은 이번 주 다시 한 번 상위권 성적을 노린다.

“이 대회는 예선을 3일 동안 하기 때문에 조금 더 특별하다고 느껴진다”는 이경훈은 “지난주 컷 탈락을 했는데 계속해서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겠다. 올해 목표를 정확하게 세우진 않았는데 우승을 하겠다는 생각보다 꾸준하게 경기해서 (페덱스컵 랭킹) 30위 안에 들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경훈은 2021년과 2022년 AT&T 바이런 넬슨에서 연속 우승해 한국 선수 최초로 PGA투어 2연패 달성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성적은 조금씩 내리막을 걸었다. 2024년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도 가을시리즈에 출전하느라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지 못했다.

이경훈은 “지난해 부족했던 아이언을 열심히 연습했다. 엄청 좋아졌다고는 할 수 없어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우승은 하고 싶지만 못한다고 화가 나진 않는다. 당장 우승은 아니라도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지금보다 더 많이 얻고 싶다”고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경훈에게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선수 본인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이경훈의 지난해 페덱스컵 랭킹은 105위. PGA투어는 우승으로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어도 페덱스컵 랭킹 125위 이내에 들면 다음 시즌 출전권을 줬다. 하지만 올해엔 10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이경훈은 지난해보다 나아진 성적이 아니라면 안정적으로 PGA투어에서 경기할 기회를 잃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이경훈은 “앞으로 경기를 더 잘해야 하는 것은 맞다. 경기력이 더 좋아져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미국에서 5, 6년을 지내다 보니 대회 출전의 소중함을 잊고 편하게 경기하는 경우가 있다. 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느끼지 않고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최대한 순위에 대한 부담보다는 좋은 경기력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언의 정확성이나 거리감, 방향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과거 우승할 때 만큼의 날카로움은 아니라고 해도 지금의 방향은 맞는다고 생각한다. 조급해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내가 얼마나 믿고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