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하루 만에 ‘민생·경제’ 모드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간담회를 열어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한편, 한동안 잠잠했던 ‘내란 극복’ 추가경정예산안 띄우기에도 적극 나섰다.

계엄·탄핵 국면에서 국회 다수당으로서 역량을 보여줌과 동시에 ‘지지율 30%’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는 이재명 대표의 외연 확장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행보는 전날(15일) 이 대표의 "이제는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라는 메시지와도 부합한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6일 한국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무역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엔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인호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하루라도 빨리 탄핵 정국을 마무리 짓고, 정책 역량을 집중해 위기에 빠진 수출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가 협력해 한국 경제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해외 정부·기업·투자자에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수출기업들의 상황을 듣고, 국회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아랫줄 왼쪽부터 다섯번째)을 비롯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윤진식 무역협회장(아랫줄 왼쪽부터 여섯 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연구원과 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는 같은 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전지 사업 수출과 관련해 세미나를 연다. 이 자리엔 삼성, 포스코 등 업계 관계자와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가 패널로 참여한다. 이 대표도 오는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은행연합회를 방문해 ‘상생 금융 확대’와 관련한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민주당은 이날 ‘추경’을 띄우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내란 사태로 대한민국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내수 부진과 고용 감소, 소비 위축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경제를 절망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진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과 정부는 민생을 위한 추경을 대선용 추경이라며 정쟁 수단으로 비화한다"며 "내란 극복 추경은 경제 위기 극복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추경 띄우기는 설 연휴를 앞두고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기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20일 의원회관에서 ‘탄핵이 경제다’ 긴급 토론회를 열고 경제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이 자리에선 경제 회복을 위한 추경의 필요성이 주요하게 언급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