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의 정 안 보여”…檢, 시청역 역주행 운전자에 징역 7년 6개월 구형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7월 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한 역주행 교통사고 현장에서 119구급대와 경찰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2월 12일 선고…"개전의 정 없어…법률상 처벌범위 상한형량 구형"
피고인 "버스 기사인데 페달 오조작했다고 생각 안 해" 혐의 부인

검찰이 지난해 7월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차모(69) 씨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검찰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생명을 잃었고, 유족들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계속 범행을 부인하며 개전의 정을 안 보이고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죄의 중대성과 피해 정도, 엄벌을 탄원하는 데 비춰보면 보다 중한 형을 구형하는 게 마땅하지만, 법률상 처단형 상한이 7년 6개월이어서 이같이 구형한다"고 밝혔다.

‘처단형’은 법에 정해진 형량인 법정형을 구체적인 범죄사실에 적용할 때, 법정형에다 법률상·재판상의 가중이나 감경을 해 구체화된 형벌의 범위를 말한다. 이 사건에서는 법률상 가중 요인 등을 고려할 때 최대 처벌 범위가 7년 6개월이라는 의미다.

차 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급발진 주장은 허무맹랑한 주장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에 따른 과학적 주장"이라며 "공소사실이 완전히 증명된 것인지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 씨는 최종진술에서 "시내버스 기사로 하루 1000여 명을 승하차시키며 액셀과 브레이크를 밟는데, 페달 오조작이라는 멍청한 행동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께서 모든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을 원하시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선고기일은 다음 달 12일 오전이다.

앞서 차 씨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9시 26분쯤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오다가 역주행하면서 인도로 돌진해 9명을 숨지게 하고,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건 직후 줄곧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가속페달을 잘못 밟아 낸 사고로 판단했다.

노기섭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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