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장집행… 발언수위 높이는 野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
이재명도 “민생·경제에 집중”

관저집결한 국힘의원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집행된 데 대해 “우리 앞에 놓인 내란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이 새로 시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다만, 이날 관저에 집결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에 대해선 “국민의 대표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에 대한 발언 수위를 조절하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영장 집행을 부정하는 국민의힘에 대해선 비판의 강도를 높여 정국 주도권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제 신속하게 헌정 질서를 회복하고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의원총회를 통해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회복, 법치 실현의 첫걸음”이라며 “윤석열에 대한 책임을 엄정하게 묻는 것이 국가 정상화를 이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의총을 마친 뒤 “내란수괴의 신병을 확보했으니 이제 정의구현의 시간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 집행과 맞물려 이날 오전 일찍부터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가 불투명했던 이날 오전 7시쯤만 해도 민주당의 태도는 강경 일변도였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해 “끝까지 구차하고 비굴한 모습을 보여 매우 실망스럽다”며 “제 발로 걸어나오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공수처의 대통령 관저 진입이 수월하게 이뤄지며 윤 대통령이 영장 집행에 응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민주당의 기류는 급격히 변했다.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회의를 통해 체포영장 집행 이후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 일부가 불법적인 체포영장이라고 주장하며 관저에 집결한 것에 대해선 헌법상 영장주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공권력의 법 집행을 방해하는 수준이 매우 한심하고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며 “내란수괴를 지키기 위해 법을 무시한 이들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날렸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우려하던 충돌 없이 법 집행이 돼 다행”이라며 “국정안정과 민생 회복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