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남 화순군이 지난 2023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만 원 주택(아파트)’의 전경. 작은 사진은 리모델링이 완료된 ‘만 원 아파트’의 내부 모습. 화순군청 제공

화순 입주자 45%가 이주민들
2023년 도입후 출생아수 늘어
내년까지 200호 추가공급 계획

경북 청도군, 올 ‘만원주택’ 도입
인천도공, 공공주택 500호 공급

화순=김대우·인천=지건태 기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월 임차료 1만 원만 내면 거주할 수 있는 ‘만 원 주택’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이 주택이 청년인구 유입과 지역정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면서 전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1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 화순군은 지난 2023년 청년·신혼부부(18∼49세 이하)를 대상으로 만 원 주택을 도입한 이후 인구감소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순 인구는 2022년과 2023년 전년보다 각각 600명, 770명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519명이 감소하며 감소 폭이 줄었다. 출생아 수는 2022년 178명, 2023년 212명, 지난해 255명으로 늘었다. 만 원 주택 도입 이후 생긴 변화다.

실제 화순군이 지난 2년(2023∼2024년)간 공급한 만 원 주택 200호 입주자들을 분석한 결과 화순 거주자가 110명, 광주 등 타 지역 이주자가 90명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연령대는 전체의 86.5%인 173명이 40세 미만으로 파악됐다. 만 원 주택은 임대사업자가 비어있는 임대아파트(66㎡·20평)를 리모델링 해 제공하면 군이 임대보증금(호당 4300만 원)을 지원해 입주자들이 매월 임차료로 1만 원을 내고 거주하는 구조다. 사업자는 임대아파트 공실률을 낮출 수 있고, 군은 저렴한 임대보증금으로 청년·신혼부부를 지역에 정착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임대보증금은 임대 기간(최장 6년)이 끝나면 환수돼 사업비가 소진되지 않는다. 화순군은 2026년까지 200호를 더 공급할 계획이다.

화순군의 만 원 주택이 성공을 거두자 전남도는 신혼부부·청년이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전남형 만 원 주택’을 건립 중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2843억 원을 투입해 2035년까지 고흥·보성·진도·신안군 등에 1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1000원 주택’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도시공사가 보유한 공공주택 500호를 신혼부부에게 하루 1000원씩, 월 3만 원의 임대료를 받고 공급한다. 경북 청도군은 올해 ‘청도 만(萬) 원 주택사업’을 도입했다.

지방뿐 아니라 서울 한복판에도 ‘월세 1만 원’ 임대주택이 등장했다. 최근 동작구가 7세대를 모집한 ‘신혼부부 만 원 주택’에 100여 명이 몰려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만 원 주택은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지자체의 몸부림”이라면서 “지역소멸 대응을 위해 지자체들이 더 많은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