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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탄핵심판에 尹 불출석

尹 “의견 듣지 않고 일괄지정”
盧 7차례·朴 17차례 변론기일

국회측, 재판 지연 대응 위해
여인형 등 증인 5명으로 압축

헌재 “尹 2차 불출석해도 진행”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14일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윤 대통령이 불출석을 예고한 가운데 주 2회로 예정된 변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준비한 과정·선포·국회점거 시도·국회의장 등 정치인 체포 시도 등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에 따르면 헌재가 주요 쟁점 중 하나라도 헌법·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판단을 하면 윤 대통령 파면 가능성이 크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에서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사건’ 1차 변론기일을 연다. 윤 대통령은 신변 안전과 경호 문제 등을 내세워 일찌감치 불참 입장을 밝혔다. 탄핵심판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첫 변론기일에 불출석하면 기일을 다시 정해야 하기 때문에 변론 조기 종료가 예상된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주요 주장을 듣고 쟁점별 정리에 나서는 한편 다음 기일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는 2차 변론기일부터는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심리에 나서 공정하고 신속한 탄핵심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헌재가 앞서 확정해놓은 변론기일은 이날을 비롯해 16일과 21일, 23일, 2월 4일 등 총 5차례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는 7차례 변론기일이 열렸고,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17차례 변론기일이 진행된 만큼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추가 기일이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등 관련 사건이나 윤 대통령 측 이의제기에 대한 검토를 이유로 본 심리가 지연될 수도 있다.

윤 대통령 측은 “계엄은 정당한 권한행사이고, 탄핵심판에서 방어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는 한편 전날 정계선 재판관 기피신청과 3건의 이의신청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정 재판관 기피신청 이유로는 진보 성향 ‘우리법연구회’ 회원이라는 점과 배우자가 활동 중인 재단법인 이사장이 국회 측 대리인단 공동대표라는 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 대통령 측에 부정적 심증을 드러낸 점 등을 제시했다. 재판관들은 이날 오전 10시 재판관회의를 소집해 기피신청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 서류 송달 계속 거부를 비롯해 대리인단 선임계 및 답변서 늑장 제출 등에 이어 무더기 기피·이의신청 접수로 ‘시간 끌기’ 전략에 나섰다는 평가다.

반면 국회 측 대리인단은 전날 변론기일 증인으로 기존에 예정했던 군·경찰 지휘부 15명의 3분의 1 수준인 5명만 신청했다. 대상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다. 탄핵심판 속도를 높여 윤 대통령 측 지연책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측이 형법상 내란죄를 탄핵심판에서 주장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양측은 수사기록 확보 문제를 두고도 부딪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 측은 재판·소추 또는 범죄수사가 진행되는 사건기록 송부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한 헌재법 32조 근거로 증거채부 결정 이의신청도 냈다. 이에 대해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전날 “금지 대상을 수사 진행 중인 기록의 원본으로 해석한다”며 헌재 심판사무규칙에 따라 기록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강한·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