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무상 국고지원 재의요구권
‘2차내란특검’ 野와 충돌 가능성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고교 무상교육의 국비 투입 근거가 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내란·김건희 특검법 등에 이은 세 번째 법률안 거부권이다. 최 권한대행은 재정 원칙에 반하거나 위헌적 법안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원칙도 처음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보다 나은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다시 한 번 논의해달라는 취지에서 재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고교 무상교육을 도입하면서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의 47.5%를 국가가 5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하도록 한 것을 3년간 더 연장하는 특례조항을 담고 있다. 앞서 지난달 교육청마다 수천억 원씩 적립금을 쌓은 상황에서 나랏돈을 투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당과 교육부 반발에도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최 권한대행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위헌) △국익과 미래 대비에 반하는 경우 △재원 여건 등 이유로 집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등과 관련된 법안에 대해선 “불가피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헌법과 국익을 수호할 책무가 있는 권한대행으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오는 21일에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단순 교육자료로 지위를 격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정) 국정협의회는 상호존중과 이해가 전제돼야 성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생회복지원금과 지역화폐 발행 등을 거론하며 “긴급 추경으로 소비 심폐소생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 탄핵안 추진에는 신중하나, 2차 내란 특검법에도 거부권이 발동될 경우 탄핵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