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국민호소문 내고 여론전
“尹을 갱단 다루듯 몰아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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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사진)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첫 변론기일이자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14일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윤 대통령의 헌법상 방어권 보장을 촉구했다. 대통령경호처 균열로 인해 체포 저지가 더는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최측근인 정 실장이 대국민 호소를 통한 최후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이날 “직무가 중지됐다 해도 여전히 국가원수이자 최고 헌법기관인 윤 대통령을 마치 남미의 마약 갱단 다루듯 몰아붙이고 있다”며 “자유 민주주의 공화국의 시민이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자기 방어권을 보장해 달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대통령실은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 제3의 장소에서 조사 또는 방문 조사 등을 모두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대통령실과) 지금 상의 되거나 검토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정 실장의 입장과는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윤 대통령 수사 자체가 ‘불법 무효’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영장 집행을 두고 양측 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정 실장 제안이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 체포가 국익에 반하는 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 실장은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경찰 병력과 경호처 경호원 사이의 충돌 가능성으로, 국가 기관과 기관이 충돌하면 중재할 수도, 조정할 수도 없다”며 “수천 명의 시민들이 관저 앞에서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밤을 새우는데, 경찰과 시민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하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 실장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적극적 역할도 우회적으로 주문했다. 정 실장은 “지금 이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행정부의 수반을 맡고 있는 최 권한대행뿐”이라며 “경찰과 경호처는 최 권한대행의 지침과 지휘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