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왼쪽 사진)의 재단이 주관하고 제네시스가 후원하는 PGA투어 특급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개최를 한 달여 앞두고 LA를 덮친 대형 산불에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대회장을 찾은 수많은 골프팬의 모습. AP 뉴시스

대회장 리비에라 컨트리클럽
화재피해 없었지만 상황 고려
PGA, 대회 연기 등 적극 검토

미국 골프계가 로스앤젤레스(LA)를 삼킨 대형산불로 다음 달 예정된 특급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의 정상 개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다음 달 14일(한국시간)부터 특급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PGA투어의 간판선수가 모두 출전할 이 대회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재단이 주최하고 제네시스가 후원한다.

하지만 대회 개최를 한 달여 앞두고 고민이 생겼다. 대회장이 최근 LA 지역을 뒤덮은 화마의 영향을 피하지 못한 탓이다.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은 LA 산불의 여러 발화지 가운데 한 곳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자리하고 있다. 화재의 영향으로 현재 인근의 도로 대부분이 폐쇄됐다. 지역 유력지인 LA 타임스에 따르면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은 대회장이 불타는 것은 피했으나 화재로 소실된 지역에서 골프 대회를 열고 선수와 골프팬을 모은다는 점, 그리고 이들이 묵을 숙박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올해 대회의 정상 개최를 고민하고 있다.

14일 현재 LA 소방 당국은 강한 바람을 타고 지역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이번 산불로 1만2000여 채의 주택이 전소됐고, 여러 산불 가운데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의 산불은 14%가량만 진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화재는 건조한 환경과 강한 바람으로 쉽게 진압되지 않고 있어 10만 명 이상이 대피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피해 지역은 서울 전체 크기의 4분의 1 이상으로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크리스틴 크롤리 LA 소방서장은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의 화재는 LA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자연재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PGA투어는 현재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예정대로 개최하는 방안은 물론, 개최지 변경과 대회 연기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화재 후 PGA투어 소속 선수에게 “LA 지역의 파괴적인 화재를 지켜보고 있다”며 “다만 현재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은 직접 피해를 입지 않았으나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사회의 건강과 복지가 당장 관심이다. 대회와 관련한 사항을 회원들과 즉시 공유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은 1927년 개장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LA 지역의 대표 골프코스다. 1992년 우즈가 PGA투어에 데뷔한 장소이자 1999년부터 이 대회의 무대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인 US오픈과 PGA챔피언십의 무대였을 뿐 아니라 다양한 주니어, 시니어 대회가 열린 미국 대표 골프코스 중 한 곳이다. 오는 2028년에는 LA 올림픽의 남녀 골프 경기까지 열릴 예정이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