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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게임2 ‘222번 준희’ 役… 가수 겸 배우 조유리

걸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
2021년 솔로가수·연기 병행
이병헌 선정 ‘인상적 출연자’

히트작은 스타를 낳는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1’이 공개됐을 때는 탈북자 새벽 역을 맡은 배우 정호연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작품이 세계적 주목을 받으며 시즌2에는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대거 승선했다. 그 틈바구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신인이 있다. 극 중 임신한 상태로 게임에 참여하게 된 준희 역을 맡은 배우 겸 가수 조유리다.

지난 10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조유리는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드라마틱한 체감은 못 하고 있다”면서도 “부산 본가에 가니 엄마가 밤낮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2’(오겜2)만 보고 계시더라. 아마 지금도 보고 계실 것”이라며 웃었다.

조유리가 ‘오겜2’에 참여하게 되는 과정은 험난했다. 네 차례에 걸친 오디션 절차를 밟았다. 1차 영상 오디션, 2차 조감독 인터뷰가 진행됐고 3차 때부터 황동혁 감독과 만났다. 조유리는 지난 2018년 엠넷(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 참가해 걸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했다. 2021년 아이즈원이 해체하면서 솔로 가수로 활동을 이어가다가 이듬해부터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리고 2년 만에 오디션을 통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

“아직 감독님에게 절 뽑은 이유는 묻지 못했다”고 운을 뗀 조유리는 “이 역할을 따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뱃속 아이와 함께 오징어 게임에 참가해야 하는 준희의 마음, 그런 독기 어린 눈빛이 비슷해서 뽑힌 것 같다”며 “합격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다. 전화로 그 소식을 들었는데 꿈꾸는 기분이었고 현실성이 없더라. ‘내가 이렇게 커다란 작품에 들어가다니’ 싶었고, 엄마에게 바로 전화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겜2’ 속 조유리를 보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서 군무를 추던 아이즈원 조유리를 선뜻 떠올리긴 쉽지 않다. 23세인 그가 경험한 적이 없는 임신부 연기도 쉽게 정복하기 힘든 산이었다. 그럴 때마다 ‘오겜2’에 함께 출연한 선배 배우 강애심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극 중 금자(강애심 분)가 준희를 챙겼듯, 강애심 역시 조유리의 부족한 경험을 메워주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배에 쿠션을 착용했고 피부도 머리도 푸석푸석하게 했다. 임신 경험이 없어서 시청자들이 제 연기를 봤을 때 어색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이 컸다”면서 “엄마에게도 임신했을 때 몸 상태나 어떻게 감정 변화를 겪는지 물어봤다. 배를 만지거나 들어 올리는 임신부의 습관 등도 준비했는데, 강애심 선배님이 여러 가지 피드백을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유리는 ‘오겜2’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병헌이 꼽은 ‘가장 인상적인 출연자’ 중 한 명이다. 이 소식을 접한 조유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병헌 선배님이 촬영장에서 칭찬해주실 때 짜릿했어요. 그 이야기가 담긴 기사를 캡처해서 보관도 했죠. 시즌3도 기대해주세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