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트럼프 시대’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 등
트럼프2기前 몸값올리기 분주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협상에서 “적대적 대북 정책만 확인했다”며 말로는 선을 긋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영변 핵 시설을 보수하고,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협상을 위한 포석을 까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군사적 도발은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의 미사일·핵기술을 전수받는 데 주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22일 ‘국방발전 2024’ 개막식 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 주의로는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다”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29일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는 “미국은 반공을 변함없는 국시로 삼고 있는 가장 반동적인 국가적 실체”라며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을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쉽게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전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영변 핵시설 재단장을 하는 등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는 전년 대비 20개 늘어난 50개로 추산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 비해 보유 핵탄두 수 면에서 크게 진전된 만큼 트럼프 당선인이 미·북 정상회담을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또 미사일 방어망을 우회하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일 김 위원장은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국가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평양 지역의 임의의 적수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하게 될 것”이라며 시험발사가 미국을 의식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