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등 4곳 영업익 2.2조원
美 방위비 확대 등 호재 작용
방사청, 올 수출액 35조 전망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맞은 올해도 ‘K-방산’이 두 자릿수대 이상의 높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등 전 세계 주요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안보 불안이 가중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 ‘빅4’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29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조3350억 원과 비교해 72.0%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올해 4개 사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9213억 원으로 2024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다른 산업과 달리 방산 업계에는 트럼프 2기 출범이 되레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 요구, 미국 우선주의로 대외 분쟁 불개입 등의 기조가 강해질 것”이라며 “이런 요소들이 안보 불안과 불확실성을 높이고 국제적인 자주국방 강화 기류를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실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방위비 지출에 대한 압박을 넣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럽의 자주국방 기조가 강해지면 이미 폴란드 등을 상대로 수출을 진행 중인 국내 방위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한신평은 “올해 국내 방산 업체들의 경우 안정적인 내수 수요와 수출 확대에 힘입어 과거 대비 개선된 영업 실적을 지속할 전망”이라면서도 “K-방산의 유럽 시장 내 점유율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견제 분위기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방산 수출 예상액이 폴란드 K2 전차, 사우디 무기획득사업 등을 포함해 총 240억 달러(약 35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방사청은 아울러 오는 2027년 우리나라가 중국을 제치고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과 함께 4대 방산강국의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