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브라이튼한남 지하에 마련된 한남동 청소년복합문화공간에는 스터디카페(왼쪽부터)와 캠핑존, 실내농구장·코인노래방 등이 조성돼 있다. 문호남 기자

■ 자치구마다 ‘청소년 공간’ 조성

용산구, ‘브라이튼한남’에 마련
청소년지도사 배치… 내달 개시
송파청소년센터엔 스포츠 공간
영등포구, 과학 특화시설 추진

청소년들이 방과 후에 안전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학업이나 교우관계 관련 스트레스와 진로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세대를 위해 서울 용산구와 송파구, 영등포구 등 자치구들이 ‘청소년 맞춤형’ 복지 공간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간 시설과 달리 비용 부담이 없고, 청소년지도사의 관리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학부모들도 공공기관의 청소년 전용 공간 조성에 긍정적이다.

9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브라이튼한남’ 지하 ‘한남동 청소년복합문화공간’은 내달 임시 운영 개시를 앞두고 거의 완성된 모습이었다. 노래방과 실내농구장이 조성된 공간이나 실내 야구장, 춤 연습·쇼트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 즉석 사진기(스티커 사진기), 텐트와 캠핑 도구들로 꾸며진 캠핑존 등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시설이 가득했다. 놀기만 하는 게 아니고 공부도 할 수 있도록 스터디카페 공간도 청소년들을 맞이할 준비가 끝나 있었다.

실내 자전거 등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마감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고, 핸들과 좌석을 연결해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비디오게임 공간은 마무리 세팅 작업 단계였다.

현장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공부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학습과 여가 문화를 균형 있게 누릴 수 있게 하고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자 시설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으로 학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시설을 이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용산구는 청소년들이 오락 여가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학습 공간 이용량에 따라 오락·여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코인을 지급하고, 아이들이 이를 활용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오락·여가 공간에는 청소년지도사를 배치해 시설 운영 및 청소년 지도관리에도 힘쓸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민간 코인노래방 이용료는 보통 노래 1곡당 500∼1000원, 1시간당 적게는 5000원에서 비싼 곳은 2만 원 정도다. 청소년들이 즐기는 스티커 사진 촬영도 사진 수나 옵션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최소 4000∼5000원 정도로 가격이 책정돼 있는데, 이곳에선 무료다.

용산구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40대 정진영 씨는 “금전적인 부분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아이들이 탈선에 빠질 가능성이 큰 오락실이나 노래방, PC방 등에 가지 않고 이곳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라며 “청소년지도사가 있다고 하니 더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구뿐 아니라 다른 자치구들도 청소년을 위한 공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해 11월 문정동 송파청소년센터에 최신식 실내 서바이벌 게임장, 초대형 실감미디어존, 스마트 댄스연습실 등을 갖춘 청소년 전용 스포츠복합공간을 조성한 바 있다. 영등포구는 오는 2028년까지 당산동에 있는 서울상상나라를 ‘과학’이 특화된 복합문화 체험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