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코스피 상승 출발 10일 코스피가 전장대비 6.52포인트(0.26%) 오른 2528.42에 개장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 외인 순매수 1위
6거래일간 8137억원 사들여
삼성전자 3492억원으로 2위
주가 연말대비 17%·5% 올라

일각 “단기에 그칠수도”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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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외국인과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이 ‘K-반도체’ 종목을 대량 매집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증산한다는 소식에 더해 삼성전자 주가 ‘바닥론’ 인식이 짙어짐에 따라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6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총 8137억 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2위로 순매수 금액은 3492억 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서 두 종목이 전체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9%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말 종가와 비교하면 삼성전자 9일 종가는 5.4%, SK하이닉스 주가는 17.8%가 올랐다.

같은 기간 연기금 등 기관 매수 상위에도 한미반도체(831억 원), SK하이닉스(544억 원)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외국인·기관 투자자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주요 반도체 종목을 묶어 지수화한 ‘KRX 반도체’의 올해 상승률도 14.72%를 기록해 전 종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반도체 종목 집중 매집에 나서는 것은 SK하이닉스의 매출 자신감과 역사적 저점을 기록 중인 삼성전자 주가 영향으로 분석된다. 먼저 반도체 공급이 올해부터 꺾일 것이란 전망과 달리 SK하이닉스 경영진은 지난해 월 10만 장이었던 HBM용 D램 생산 능력을 올해 말까지 70%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도 주문이 몰려들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엔비디아는 물론 브로드컴도 SK하이닉스 제품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다 ‘소비자가전쇼(CES) 2025’를 참석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향후 관련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점도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이 시장 전망치보다 15.7%가량 낮은 6조5000억 원이라고 밝혔음에도 매수가 몰렸다. 삼성전자 주가가 3개월 이상 5만 원대에 머물면서 이제는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올해 D램 시장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둔화할 것이란 진단이 고개를 들고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과거 2년과 달리 올해부터 D램 연간 생산 증가율(19%)이 수요 증가율(17%)에 뒤처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반도체 종목들이 연초 인기를 회복하면서 코스피도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훈풍을 탔다. 지난 9일 코스피는 2521.90을 기록해 이틀 연속 종가가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이전(2500.1) 수준을 유지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