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조선(造船) 침공’… 한국 점유율 10%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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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1월 수주점유율 18%
중국은 69%… 일본 5%에 그쳐
가격 우위 점한 중국 조선 업체들
정부 지원에 기술 격차도 좁혀

조선 분야에서도 중국의 저가 공세가 심화하며 한국의 글로벌 신조선 수주점유율이 1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격 우위를 점한 중국 조선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기술 격차까지 좁히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6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한국 조선업의 대형선 수주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계 기준 한국의 글로벌 신조선 수주점유율(표준화물선환산톤수 기준)은 18%를 기록했다. 2020년 33%였던 한국의 점유율이 2021년과 2022년 32%, 2023년 21%에서 지난해 10%대로 축소된 것이다.

반면 중국은 2020년 44%였던 점유율이 2021년 51%, 2022년 52%, 2023년 59%, 지난해 69%까지 치솟아 70%대에 육박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30%의 수주 점유율로 한국·중국과 3강 체제를 형성했던 일본은 지난해 점유율이 5%에 그쳤다.

한국 신조선 수주점유율 하락은 대형 탱커·컨테이너선 분야에서 중국이 사실상 시장을 잠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형 탱커와 컨테이너선은 LNG선과 함께 국내 조선사 실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종으로, 현재 점유율 우위를 모두 중국에 내준 상태다. 특히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선형이 처음 개발됐을 당시 한국이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었으나 2021년 중국과 점유율이 역전됐고, 2023년 이후로는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조선업 불황기를 거치며 인력 구조조정 등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사이 중국은 ‘중국제조 2025’와 같은 국가전략하에 기술·생산력 향상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 최근 수주점유율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산과 중국산의 가격 차이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품질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만큼 한국이 가격 차이만큼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종서 수은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향후 최소 3년간은 국내 조선사들의 재무상황이 지속해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과의 경쟁에 있어 반격의 기회는 아직 존재한다”며 “친환경·스마트화 등 선박시장의 혁신요구가 강한 기술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려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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