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무장한 이스라엘 여군. X 캡처.

가자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각국에서 이스라엘군 출신 예비역들에 대한 전쟁범죄 조사가 수 차례 진행돼 반유대주의 논란이 일고 있다. 남성과 여성이 모두 의무 복무를 하는 이스라엘의 경우 사실상 전 국민이 ‘군필자’이기 때문에 해외에 체류중이거나 여행중인 이스라엘인들이 국외에서 무차별적 체포·조사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외교부가 현지매체 채널12에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가자전쟁이 발발한 이후 전 세계에서 전역하거나 휴가 중인 이스라엘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전쟁범죄 조사가 12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가 진행된 나라에는 브라질, 스리랑카, 태국, 벨기에, 네덜란드, 세르비아, 아일랜드, 키프러스 등이 포함돼 있다. 조사는 벨기에에 본부를 둔 친팔레스타인 비정부기구(NGO)인 힌드 라자브 재단(HRF)이 SNS에 올라온 가자지구 내 민간 주택 파괴 영상 등을 바탕으로 가자지구에서 복무한 적 있는 이스라엘군 장병들을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5일 브라질에서 휴가를 보내던 한 이스라엘군 예비군이 현지 수사당국에 의한 체포 직전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브라질을 탈출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이스라엘인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예비군 역시 HRF의 전쟁범죄 신고로 브라질에서 수사 대상에 올랐다.

실제 채널12에 따르면 이들 국가의 수사 당국은 자국에 체류하는 이스라엘인들이 군 복무 당시 올렸던 SNS 게시물들을 기반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올린 SNS 게시물을 통해 군 복무 당시 가자지구에서 근무한 적 있는지, 전쟁범죄로 분류되는 작전에 참여한 적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에 이스라엘 외교부 등은 해외에 체류하거나 국외 여행에 나서는 자국 예비군들에게 전쟁이나 군 복무와 관련된 SNS 게시글을 모두 삭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한편 현재까지는 이스라엘 군인이 해외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되거나 구금된 사례는 없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