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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기업 총수 신년사

삼성 “미래기술·인재투자 총력”
포스코 “원가 구조 혁신 이룰 것”
롯데 “차별화된 가치 만들어야”
한화 “당면 과제 피해선 안 돼”
위기극복·미래경쟁력 확보 강조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CEO들이 2025년 신년사에서 한목소리로 “위기의 본질은 침묵과 외면”이라면서 과감하게 정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탄핵 정국 등 대내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주요 기업 수장들은 올해 핵심 경영 화두로 ‘위기극복 DNA’와 ‘미래 경쟁력’ 확보를 꺼내 들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침묵하는 태도가 가장 큰 위기의 경고음”이라면서 현상 유지에 안주하는 태도를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길을 안다는 것과 그 길을 걷는다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이제는 알고 있는 길을 실제로 걸어나가자”고 독려했다.

삼성전자는 기술과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따른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확보와 품질 및 준법 경영을 강조하는 신년 메시지를 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이날 공동명의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사업, 혁신적인 사업모델 등을 조기에 발굴하고 미래 기술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품질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 힘쓰자”고 강조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도 이날 “기술이 희망”이라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로 발굴해 슈퍼사이클을 준비하고 올라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석유화학·정유·유통 업계 수장들도 일제히 역량과 자원을 결집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철강 분야 고원가가 항구적 상수(常數)로 굳어지는 가운데 생존을 위해서는 원가의 구조적 혁신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적합성이 부족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구조조정을 속도감 있게 실행해 자본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경제 상황이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혁신과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변화와 혁신은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위기를 정면 돌파할 핵심 무기는 1등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본업 경쟁력”이라고 거듭 당부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위기를 여덟 번이나 언급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잠재 기회 발굴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상황인 만큼 경영진과 구성원이 ‘원 이노베이션(One Innovation)’으로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장병철·이용권·이근홍·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