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신년메시지 잇단 발표
탄핵·항공참사 등 시름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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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쳐도 산천초목은 힘차게 솟듯….”(조계종 성파 스님) “고통을 마주하되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태고종 운경 스님)

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아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종교 지도자들이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말이면 으레 나오는 메시지이지만 올해는 유독 ‘자성’의 목소리와 ‘위로’의 마음이 짙어졌다. 탄핵 정국에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까지 덮친 때라서다. 혼란과 갈등은 비판, 반성하면서 고통과 아픔을 겪는 이들을 보듬는 마음도 담겼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은 “때로는 바람이 불고 때로는 눈보라가 쳐도 산천의 초목은 힘차게 솟아오를 봄소식을 준비한다”며 “삼동 찬바람에도 새봄을 준비하는 보리싹처럼 곳곳에서 찬란한 새봄을 준비하니 봄꽃 향기는 더욱 그윽하고 더욱 선명할 것”이라고 위안과 희망을 전했다.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운경 스님은 “‘고통을 마주하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니라’고 하신 부처님 말씀을 기억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혼란의 시기일수록 우리의 마음이 본래 청정한 자성을 잃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2024년의 어려운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흔을 남겼다면서도 “이런 시련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서로 손을 내밀고,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의 징표가 되어주자”고 당부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이영훈 대표총회장은 “위기 상황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참회하며 반성과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서로 질책하며 따지다 보면 갈등만 커질 뿐이고 국가공동체는 불행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사랑의 마음으로 손잡아 주자”고 말했다. 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도 “새해에는 과거의 아픔을 넘어서 새로운 희망과 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데 온 국민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원불교 성도종 종법사는 “다른 이의 기쁨과 아픔에 공감하고 나누는 마음이 평화와 은혜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든다”면서 “새해에는 ‘우리 모두 하나 되어 감사하고 보은하자’는 다짐을 되새기자”고 전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