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탄핵 당위성 설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의 당위성과 관련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이재명 행보 역풍 맞나

이재명, 연일 ‘외연 확장’ 나서지만
국정차질 땐 책임론 제기될 수도

전문가 “조기대선 조급함 비쳐
국민 원하는 건 국정혼란 수습”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까지 추진하면서 거대 야당의 강경 드라이브가 대권을 노리는 이재명 대표에게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무리한 공직자 탄핵이 중도층 이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높은 지지율 못지않게 ‘사법 리스크’ 등으로 인한 비호감도 역시 적지 않은 이 대표가 ‘국정 마비’ 책임론까지 뒤집어쓰면 차기 대선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 전까지만 해도 신중론과 강경론이 팽팽하게 부딪쳤다. 지난 24일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기로 했다가 약 2시간 만에 보류 방침을 밝힌 배경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물밑 중재와 함께 ‘줄 탄핵 역풍’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탄핵안 표결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이 대표의 ‘중도 확장’ 행보에도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서 기인한 조급함이 조기 대선을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표면적으로는 중도 행보를 해도 뒤로는 대권을 거머쥘 궁리만 하는 이중적인 행태는 중도층이 가장 싫어하는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 이 대표는 37%로 1위를 기록했지만, ‘의견 유보’도 35%에 달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로서는 중도층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인 셈이다.

연이은 탄핵으로 인한 국정 마비가 이 대표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것은 ‘마구잡이 탄핵’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국정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권한대행이 민주당의 무리한 탄핵 추진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의견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은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절차를 제대로 밟아야 한다는 명분이 먼저이고 설득력도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윤석·이은지·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