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건물 전체가 ‘공실’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소상공인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가 사상 최대인 1조3000억 원을 넘어선 가운데 25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한 상가에 건물 전체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뉴시스

■ 한경협, 600대기업 대상조사

내달 전망 전월비 12.7P 하락
제조·비제조업 동반부진 예상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탄핵 정국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역대 최장인 34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월 경기 전망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1월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전월보다 12.7포인트 하락한 84.6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낮으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BSI는 2022년 4월(99.1) 이후 2년 10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이는 한경협이 1975년 1월 BSI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 기록이다. 기존 역대 최장 기록은 2018년 6월∼2021년 2월(33개월)이었다. 내년 1월 BSI 전망치가 전월 대비 12.7포인트 하락한 폭도 코로나19가 본격화했던 2020년 4월(25.1포인트 하락)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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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1월 BSI는 제조업(84.2)과 비제조업(84.9) 모두 전망이 어두워 동반 부진이 예상됐다. 제조업 BSI는 지난 3월(100.5) 기준선을 넘었지만, 4월(98.4)부터 10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지난달 긍정 전망(105.1)으로 돌아섰던 비제조업 BSI도 한 달 만에 20.2포인트 떨어졌다. 세부 업종을 보면 제조업 중에선 전자 및 통신장비(105.3)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으며,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 및 창고(103.8)가 유일하게 기준선을 넘었다. 제조업 중 가장 전망이 좋지 않은 업종은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분야로 BSI가 53.8까지 떨어졌다. 비제조업 중에선 건설 분야가 68.2로 가장 낮았다.

조사 부문별로는 내수 88.6, 투자 89.4, 고용 90.0, 수출 90.2, 자금 사정 92.1, 채산성 94.0, 재고(기준선 넘으면 재고 과잉) 104.9 등 7개의 모든 항목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수는 2020년 9월(88.0) 이후 52개월 만에, 수출은 2020년 10월(90.2) 이후 5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투자는 지난해 4월(88.6)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환율 안정 노력과 산업 활력 회복을 위한 지원 등 경제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고, 이사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등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입법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