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청 제공

페이스북 통해 러시아서 숨진 북한군 편지 언급
"북한인권재단 설립은 미룰 수 없는 과제"
주한 미국대사에 명예시민증 수여…"강력한 한미동맹 절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북한 정권의 죄악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에게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수여하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여당 대선 후보군으로 꼽히는 오 시장이 서울시 행정을 넘어 외교·안보 분야에 목소리를 키우면서 국가적 리더 이미지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먼 타국에서 발견된 북한군 병사의 손편지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며 "이 병사는 헌법상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에 사는 ‘우리의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됐다면서 손편지를 공개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미 북한군 병사 수천 명이 죽거나 다쳤다는 보도도 있다"며 "국민의 생명을 소모품처럼 다루는 북한 정권의 죄악은 하나하나 기록되어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치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 단순한 진리를 잊는 순간, 정치는 괴물로 변하고 만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8년째 멈춰 선 북한인권재단의 설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태를 밝혀내고, 실질적 지원과 희망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날 골드버그 대사를 만난 뒤에는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적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지만, 이러한 때일수록 흔들림 없는 한미 외교와 강력한 동맹이 더욱 절실하다"며 "한미 동맹의 굳건한 기반 위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앞으로 나아가자"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한미 관계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지키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 위에 위기를 극복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 시장에게서 명예시민증을 전달받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법적 시스템을 믿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이 안정을 찾아가길 기대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