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4년 제9회 서울특별시 건설상 시상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 시장의 책임감과 나라를 위해 능력을 써달라는 요구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내놔 주목된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차기 대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24일 인터뷰에서 만약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출마할 결심이 섰냐는 물음에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두 개의 책임감 사이에서 고심 중"이라면서 "첫 번째 책임감은 시장으로서 책임감이다. 2011년 중도사퇴 경험이 있는 시장으로서 이번만큼은 정말 임기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물러났다가 202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0년 만에 돌아왔다. 임기는 2026년 6월까지다.

오 시장은 "다른 한편으로 능력을 이제는 보다 큰 단위에서 나라를 위해 써달라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면서 "이 두 개의 큰 책임감이 충돌하고 있다.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권 중진으로 최다선(4선)인 서울시장이자 조기 대선시 당내 유력 주자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결단을 해야 할 시점이 오겠지만, 아직은 말씀드릴 시기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기존 입장보다는 진전된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은 되풀이되는 탄핵 정국의 근본적 해법으로서 개헌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개헌 방향으로는 대통령 권한을 줄이는 대신 의회해산 권한을 주고, 이에 상응해 국회에는 내각 불신임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 권한을 최소화하고 대부분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지방 발전 혁신안도 제시했다.

오 시장은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 여당 소속임을 들어 "당이 사과해야 한다"며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