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요금인상 어려울 전망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공사가 내년 1분기 전기요금 가운데 연료비조정단가를 동결했다. 전력량요금과 기후환경요금 등 다른 전기요금 요소들의 인상 논의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탄핵 정국 등 혼란으로 인해 1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내년 1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행처럼 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되는 것이 연료비조정단가다.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과 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이에 따르면 내년 1분기에는 -5원에 결정돼야 하지만 한전의 부채 상황 등을 우려해 최대치인 +5원을 유지한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11개 분기 연속 kWh당 +5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요금은 동결됐지만, 다른 전기요금 구성요소인 전력량요금과 기후환경요금 등의 논의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요금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국이 혼란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기요금 조정은 1분기 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한전은 역대급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요금 정상화를 위해 임기 2년 반 동안 7차례 인상했다. 가장 최근에는 서민경제 부담 등을 고려해 주택용·일반용 등은 동결하고 산업용에 한정해 지난 10월 24일부터 전력량요금을 평균 9.7% 인상했다. 김동철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용 요금만 인상한 것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면서도 “아직도 2021∼2023년 원가 인상 요인이 다 반영되진 못한 상황”이라며 “오는 2027년 말까지 회사채 발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가격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탄핵 정국으로 윤 정부의 정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당분간 전기요금 인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