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수 논란속 실효성 의문
국정혼란 野책임론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추진을 압박 카드로 적극적으로 사용하자, 당 내부에서 더 신중한 행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 등 전방위 분야에서 혼란이 초래됐고 그로 인한 위기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하면 국정 공백에 따른 ‘야당 공동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한 다선 의원은 23일 통화에서 “한덕수 탄핵은 ‘엄포용’에 그쳐야 한다”며 “실제 탄핵을 하면 민심 역풍도 문제겠지만 ‘오발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국무회의 성원(15인 이상) 자체가 안 될 수 있다”며 “한 대행 탄핵 후 또다시 탄핵 압박을 하면 대통령 권한대행 다음 순번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모두 사표를 내고 나가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탄핵 정족수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는 “한 대행이 ‘탄핵 무효’라고 선언하고 그대로 국정에 임하면 민주당으로서는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동의,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은 과반수(15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찬성이 200표가 안 되면 법적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국정 운영의 책임이 민주당에 돌아올 수 있다”며 “이재명 대표는 늘 한 발 뺄 여지를 남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초선 의원은 “한 대행에 대한 탄핵까지는 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며 “국정을 안정시켜 빠르게 새 정부가 출범하도록 하는 것이 리스크를 가장 줄이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장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역시 지난 17일 CBS 라디오에서 한 대행 탄핵 추진과 관련해 “조금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정국 전체를 안정시켜야 할 책임이 원내 1당인 민주당에 넘어왔다”며 “결국 국회가 중심이 돼서 수습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