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데이식스, 단독 콘서트 진행
K-밴드 고척돔 공연은 처음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내려 가자 (중략)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밴드 데이식스(사진)가 지난 탄핵 시위 때 ‘탄핵송’으로 각광받았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3만8000명과 ‘떼창’하며 청춘을 응원하는 본디 의미를 되찾았다.

데이식스는 20, 21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 ‘더 프레젠트’(The Present)를 열었다. 각각 1만9000명이 데이식스를 보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K-밴드가 고척스카이돔을 메운 건 처음이다. 영케이(베이스)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면서 집중이 안 됐다”면서 “이 광경을 덤덤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굉장히 감격스러웠다. 여러분 덕분”이라고 감격 어린 소감을 전했다.

2015년 데뷔한 데이식스는 퍼포먼스를 앞세운 K-그룹의 틈바구니에서 오랜 기간 예열을 마쳤다. 그들은 공교롭게도 군복무 기간 중 과거 발표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와 ‘예뻤어’ 등이 역주행 인기를 누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이날 ‘예뻤어’를 비롯해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콩그래츄레이션스’(Congratulations) 등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해 불렀다. 원필(키보드)은 데뷔곡인 ‘콩그래츄레이션스’를 부르던 중 감정이 벅차올라 잠시 무대를 비웠다. 무대로 돌아온 그는 “죄송하다. 우리가 이런 무대에 있을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그랬다”면서도 “절대 울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데이식스는 이날 약 3시간 30분 동안 33곡을 연주하며 그들의 지난 9년을 총정리했다. 피날레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반대하며 응원봉을 들고 집회 현장에 나왔던 이들이 목놓아 부르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장식했다.

“2024년은 정말 뜻깊은 한 해였습니다. 열심히 달리니 이런 날이 오네요. 내년에 10주년을 맞는데, 이렇게 계속 꿈꿀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