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독일의 베른하르트 랑거(오른쪽)가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투어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우승한 뒤 아들 제이슨과 함께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윌리 파크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AFP연합뉴스

■ PNC 챔피언십 최종 2라운드

우즈, 찰리 홀인원 웃었지만
28언더 동타뒤 연장서 패배

랑거는 이글로 ‘2연패’ 달성
제이슨과 4번째 우승 합작

이미지 크게보기 연장에서 아쉽게 패한 뒤 포옹을 나누는 타이거 우즈와 찰리 우즈 부자의 모습. APAFP연합뉴스

‘골프황제’ 우즈 부자의 첫 우승 도전이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아버지 타이거는 아들 찰리의 생애 첫 홀인원에 활짝 웃었다.

우즈 부자는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PNC 챔피언십(총상금 108만5000달러) 최종 2라운드에서 15언더파 57타를 쳤다. 최종합계 28언더파 116타로 마친 우즈 부자는 베른하르트 랑거(독일)-제이슨 랑거 부자와 공동 선두로 정규 36홀을 마치고 연장을 치른 끝에 준우승했다.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준우승이다.

작고한 샘 스니드와 함께 PGA투어 최다인 82승을 기록 중인 우즈, PGA 챔피언스투어에서 가장 많은 47승의 랑거는 나란히 아들과 함께 이 대회에 출전했다. 우즈 부자와 랑거 부자는 첫날 13언더파 59타로 공동 선두를 나눈 뒤 최종 라운드에서도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고, 연장서 희비가 엇갈렸다. 18번 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우즈 부자의 이글 퍼트가 연이어 아쉽게 홀을 빗나간 반면 아들에 이어 퍼트에 나선 아버지 랑거의 이글 퍼트가 정확하게 홀에 들어갔다. 두 아버지는 대회가 끝나자 승패는 나뉘었으나 서로의 아들과 훈훈한 포옹을 나눴다.

PGA 챔피언스투어 주관의 PNC 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을 가진 선수가 부모나 자녀 등 가족과 팀을 이뤄 이틀 동안 각자 샷을 친 뒤 더 잘 맞은 공을 골라 그 자리에서 다음 샷을 치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우승을 가리는 친선 대회다. 출전 선수들이 카트를 이용할 수 있어 최근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가 아들과 출전하기에 안성맞춤인 대회라는 평가다. 우즈 부자는 2020년부터 매년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우즈는 올해 대회를 앞두고 “찰리와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수술을 빨리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우즈는 지난 7월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출전 이후 약 5개월 만에 실전에 나서 값진 결과를 얻었다. 특히 9월 다시 한 번 허리 수술을 받았다는 점에서 다음 달 자신의 주도로 출범하는 스크린골프리그 TGL 개막을 앞두고 실전 경기력 확인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들과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우즈는 준우승뿐 아니라 최근 좀처럼 보여줄 기회가 없던 격한 기쁨을 이날 경기 도중 선보여 화제가 됐다. 아들 찰리가 4번 홀(파3)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우즈는 아들의 홀인원에 자신의 일보다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찰리는 홀인원을 성공한 뒤 “그냥 7번 아이언을 들고 쳤다. 들어갈 줄은 몰랐다. 아주 멋진 결과”라고 활짝 웃었다. 우즈도 “미칠 지경이다.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일”이라고 기뻐했다. 찰리의 홀인원은 대회 역사상 두 번째 홀인원이다. 찰리의 홀인원이 나온 뒤 약 30분 만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의 아들 패트릭도 8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선보였다.

랑거 부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했다. 랑거는 이 대회에서만 6번째 우승이다. 올해 함께 경기한 아들인 제이슨과 네 번째 이 대회 우승을 합작했다. 랑거는 또 다른 아들인 스테판과도 두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