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에 관세 부과
전기차 지원은 대폭 축소”
협상력 저하, 국내기업 위기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미국의 리더십 교체와 한국의 리더십 부재 상황이 맞물리며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부터 한국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책을 쏟아내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한국의 협상력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 이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주요 빅테크 기업 수장들도 앞다퉈 트럼프 당선인에게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임 직후 보편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며 “우리는 위대한 협상을 할 것이다. 우리가 모든 카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는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관세 부과 후 각 국가와 협상을 통해 미국에 이득이 되는 결정을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정권인수팀의 내부 문건을 확인했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보조금 등 전기차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배터리 소재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또 “인수팀은 전 세계의 모든 배터리 소재에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고, 이후 동맹국들과는 개별적인 협상을 통해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배터리 생산 기업들이 있는 한국의 경우 개별 협상이 불가피하지만 당장 한국이 협상에 나설 여력이 될지도 미지수다.

트럼프 당선인을 향한 외국 기업들의 구애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5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이번엔 1000억 달러(약 143조5600억 원)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넷플릭스 테드 서랜도스 공동 CEO, 18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만날 예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