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박준희(오른쪽) 관악구청장이 부스 운영을 하고 있는 지역 스타트업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관악구청 제공

내년 1월 ‘서울통합관’ 운영
관악·강남·금천구 부스 참여
지역별 기업 10곳씩 동행 홍보
시제품 제작 등 각종 경비 지원
고용 증가·세수증대 효과 기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를 주목하는 서울의 자치구들이 늘어가고 있다. 지역 내 성장 잠재성이 큰 소규모 기업들을 이끌고 글로벌 최첨단 IT의 경연장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이제는 서울의 자치구들이 스타트업 글로벌 홍보까지 책임지는 시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 1월 7∼10일 개최되는 CES 2025에 관악구, 강남구, 금천구가 공식 참가하기로 했다. 이번에 2년 연속 참가하게 되는 관악구는 올해 1월 8개 기업에 이어 내년에는 10개 기업으로 참가 기업 수를 늘렸다. 관악구가 CES에 ‘꽂힌’ 이유는 관내에 136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창업 클러스터인 ‘관악S밸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관악S밸리를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발전시키면 덩달아 지역경제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보는 관악구는 관악S밸리를 글로벌 창업 메카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년 처음으로 CES에 참가하는 강남구도 10개 기업과 함께 라스베이거스로 떠난다. 강남구 내 2600여 개 스타트업 중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엄선했다. ‘G밸리’라고 불리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2·3단지)가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이 다수 있는 금천구도 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 10곳과 CES에 가기로 했다. 자치구들은 CES에 참가하는 지역 스타트업들을 위해 화물 운송비, 시제품 제작비 등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자치구들의 참가가 늘어나면서 서울시는 이번 CES에 전년 대비 50% 이상 확대된 1040㎡(약 315평) 규모의 ‘서울통합관’을 운영한다.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삼성,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기업의 미래 비전을 선포하고 각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혁신기술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장이다.

서울 자치구들의 CES 참가가 늘어나는 것은 구청장들의 글로벌 현주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결국 지역 내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 구민들의 고용 증가, 세수 증대 등 긍정적인 파급효과로 이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스타 기업이 탄생할 경우 지역에 더 많은 기업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는 점도 이 같은 투자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도 스타트업이 집적한 다른 자치구 중 CES에 참여하려는 곳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디지털산업단지(1단지)가 있는 구로구 등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구로구 관계자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에 1만3000여 개의 기업이 입주한 만큼 CES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참가 자치구가 늘어날 경우에는 자치구 당 참여 기업 수 조정 등을 통해 서울통합관 내 부스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