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국경 침입 땐 보복”
젤렌스키 “패트리엇 추가 필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자국 영토를 침범하는 국가에는 러시아로부터 넘겨받은 핵으로 보복 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집권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지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10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 보리소프에 있는 방화시설 제조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는 여기 핵탄두를 배치했다. 수십 개의 핵탄두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이를 농담으로 치부하며 ‘누구도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우리는 가져왔다”며 “그들이 농담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놓친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그것들을 어떻게 가져왔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과거 러시아에 이전했던 핵무기가 벨라루스에 재반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소련 국가였던 벨라루스는 1991년 소련 몰락 당시 탄도미사일 81기와 핵탄두 1000여 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면서 1996년 이를 모두 러시아에 반환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큰 책임이 따른다.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 이후 아무도 빨간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면서도 타국의 벨라루스 국경 침입 시 즉시 핵무기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방공 시스템인 패트리엇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우리 영공을 완전히 방어하기 위해서는 패트리엇이 10∼12개 추가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