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 시작… 12일 선출
친한, 김도읍 내세울 가능성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등록이 시작된 10일 중진 의원들이 신임 원내대표에 친윤(친윤석열)계 5선 권성동 의원을 추대하기로 했다. 한동훈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는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하며 이에 대항할 후보 물색에 나섰다. 오는 12일 선거에서 누가 원내 사령탑이 되느냐에 따라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향방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 의원 회의 직후 “다수 의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 당 상황을 잘 조정하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되라는 말씀을 해 줬다”며 “좀 더 많은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서 (후보) 등록 여부를 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중진 의원 회의에서 권영세 의원이 권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추천했고, 나경원 의원도 동의했다고 한다. 다른 중진 의원들은 침묵했고, 친한계 6선 조경태 의원만 권 의원 추대에 반대하면서 4선 김태호 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친한계에서는 즉각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한 대표는 이 같은 추대 움직임에 “중진 회의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도 “그건 중진 선배들의 의견이지 우리가 ‘중진의 힘’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은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데다 권 의원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호가호위했던 대표 주자”라며 반발했다.

친윤계가 권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굳히기’에 나서자 친한계에서도 이에 대적할 후보군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애초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한 18인 중 최다선인 3선 김성원 의원이 거론됐으나 양 계파 모두에서 추인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4선 김도읍 의원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 친윤계와 친한계가 각기 후보를 내 표 대결로 갈 경우 20여 명의 친한계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친윤계 원내대표가 선출될 경우 한 대표가 탄핵 찬성으로 우회하는 등 특단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은지·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