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식형 펀드에 215조원 유입… ‘산타 랠리’ 신년까지 이어진다

■ 서정훈의 월가토크

美증시 쏠림·과열 우려하지만
펀더멘털·정책적 기대감 강해

여전히 불타오르는 뉴욕증시
금융위기 이후 月 최대 유입세

투자자들 위험선호 이어질 듯
트럼프 효과로 AI 종목 주목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에만 57번째 신고가를 경신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또한 36번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여타 국가들의 주식시장 성과가 최근까지도 부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연도 미국 증시의 성과는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자연스럽게 일각에선 미국 증시에 대한 쏠림과 과열에 대한 내용도 언급되고 있다. 극단에서 평균으로 수렴하는 특성은 금융시장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미국 증시 역시 나 홀로 상승장을 연속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을 이끌어온 펀더멘털과 수급적 기반, 그리고 정책적 기대감이 여전히 공고함을 감안하면 연말 산타 랠리와 내년 1월 신년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미국의 다음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경제 모형인 ‘GDP 나우’는 현재 3.3%를 기록하고 있다. 연중 내내 고성장세를 보인 미국 경제가 4분기에도 잠재 성장률을 상당분 웃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이다. 여타 선진국 중에서 현재 이 정도의 성장률이 예견되는 것은 단 한 곳도 없다. 중국은 부양책을 공언했지만, 올해 연간 5%의 성장 달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기도 하다. 여기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은 관세와 감세를 통해 자국을 부양할 개연성이 높다. 해당 구도를 감안하면 절대적인 내년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가늠하긴 어려울지라도,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는 선명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시각에 다수가 공감한 결과, 현재 미국 증시에는 탄력적인 자금 유입세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자금 동향을 추적하는 금융정보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대선 이후 5주 동안 미국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약 1500억 달러(약 215조4000억 원)다. 이는 2021년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랠리가 정점이던 당시를 넘어,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월간 유입세로 확인된다. 자금 유입의 목적지가 되는 미국 주식의 펀더멘털도 여전히 견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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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S&P500의 내년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전년비 12.9%로, 올해 8.2%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6년 성장률 역시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확인된다. 미국 증시 전반의 높은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약점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미국 기업들의 높은 이익 성장세와 20%에 가까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고려하면 해당 밸류에이션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처럼 증시의 펀더멘털이 단단한 상황임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주 개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 인하를 단행할 전망이다. 견조한 미국 경제의 성장으로 인해 내년도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단 12월 인하까지는 무난하며 물가 내림세가 담보된다면 내년에도 해당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미 1%포인트의 누적된 금리 인하는 분명 이후 다양한 부양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미국 경기의 차별적 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성은 미국 우선주의를 재차 강화할 가능성이 크고 △금리 인하의 효과까지 재차 점증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는 당분간 더 유지될 것으로 본다. 더불어, 계절적으로 12월 뉴욕 증시는 강세장인 경우가 많았고, 특히 대선 종료 이후에는 해당 경향성이 더욱 뚜렷해지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온 바 있다. 올 한 해 시세를 주도해 왔던 미국의 기술주들, 특히 인공지능(AI) 모멘텀이 반영 중인 빅테크 유형의 경우 AI 투자 확대 지속은 물론, AI 서비스의 수익화도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선점하려는 투자 수요는 연말에 더 강해질 여지가 있을 것이다.

◇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
△국제재무분석사(CFA) △서강대학교 경제학 석사 △2006년 삼성증권 입사 △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현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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