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정치적 불안정” 우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그에 따른 탄핵소추안 처리 과정을 보도하며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권의 이른바 ‘질서있는 퇴진’ 방안을 두고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시도 실패에 따른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에 직면했다”며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는 의회 밖에 모인 수십만 명의 국민을 실망시켰고,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싱가포르 인터치 캐피털 마켓의 수석 외환 분석가 션 캘로의 발언을 인용, “윤 대통령이 버티고 국민의힘이 탄핵으로부터 그를 감싸기를 하는 한 시장은 정치적 마비를 두려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정치적 불안정성이 내년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정치적 불안정은 각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유라시아그룹의 보고서를 인용, “정치적 마비는 이미 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협력해 민생 문제와 국정 현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보도하며 “정부부처의 최종 책임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면서 “이 합의가 어떤 법적 근거를 갖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썼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는 “인사권과 군 통수권이 여전히 윤 대통령에게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