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연일‘출렁’ 9일 오전 코스피가 전장 대비 1.78% 하락한 2384.98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앞을 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금융시장, 계엄이어 ‘탄핵불발’요동

코스피 개인 4324억 순매도
올들어 2400선 네번째 붕괴
코스닥 장중 630선까지 ‘뚝’
원달러 1433원까지 상승도
투자심리 더 얼어붙을 우려

‘비상계엄 패닉’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불발로 인한 ‘탄핵 패닉’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이 또다시 혼란 상태에 빠졌다. 코스닥은 장중 한때 630선까지 떨어지며, 지난 2020년 4월 24일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정치 리스크가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큰 타격을 주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탄핵 정국 장기화로 국정 동력이 사라지고 사회 혼란은 가중돼 투자심리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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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일 오전 11시 1433.0원에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 1426.0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장중 원·달러 환율은 거래량이 적은 야간 시간대에 142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1410원 선에서 오르내렸다. 이날은 주간 거래 기준으로도 장중 환율이 1420원대를 돌파한 뒤 1430원 선을 웃돌고 있어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미미한 규모로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개인투자자의 ‘패닉셀’(공포 매도)로 주가지수가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47%(-35.79) 하락한 2392.37로 장을 시작한 뒤 낙폭을 줄여 오전 11시 현재 전장 대비 1.76% 하락한 2385.41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가 2400선 아래로 주저앉은 것은 올해 네 번째다. 개인이 4324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202억 원, 기관은 3682억 원 순매수 중이다. 코스닥도 같은 시각 전장 대비 3.45% 하락한 638.53을 기록하고 있다. 오전 한때 4.03% 하락한 634.69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4일 3년 만기 국고채 선물 7000만 계약을 순매수했지만, 5~6일에는 8000만 계약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 국고채 금리가 3.00% 안팎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정 혼란 수습 기간에 따라 채권 투자 심리가 연동될 것”이라며 “3개월 이상 장기화 시 단기 부채 상환 능력 의구심이 형성돼 국가신용등급 하향 우려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대외 여건 악화로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치적 갈등까지 겹치면서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정 혼란이 원화 가치에 반영되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있고, 한국 외환당국이 과도한 변동성을 제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1500원이 피크(정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현·신병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