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욘 포세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욘 포세는 소설과 희곡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다. 노벨상 수상 이전까지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서구권에서는 이미 ‘21세기 사뮈엘 베케트’, ‘제2의 헨리크 입센’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했다.

포세는 소설로 데뷔했지만 극작을 시작한 이후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를 시작으로 ‘이름’, ‘기타맨’, ‘어느 여름날’ 등의 희곡으로 동시대 최고 극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희곡들은 전 세계 무대에 900회 이상 올랐다. ‘인형의 집’을 쓴 근대극의 확립자 헨리크 입센(1828∼1906)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연된 노르웨이 극작가다.

포세는 소설을 통해서는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를 부여한다"는 한림원의 평가대로 그는 대표작인 ‘아침 그리고 저녁’을 통해 이미 죽어버린 사람의 기억과 한 아이의 출산 장면을 이어붙여 시작과 끝을 혼란스럽게 엮어냈다. 마침표 없는 문장으로 130페이지를 이어간 것 또한 특징이다.

노벨문학상으로 정점을 찍은 그의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1998년과 2003년 노르웨이어로 쓰인 최고의 문학작품에 주어지는 뉘노르스크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3년 노르웨이 예술위원회 명예상, 2005년 노르웨이 최고의 문학상인 브라게상 명예상, 2007년 스웨덴 한림원 북유럽 문학상, 2010년 국제 입센상, 2015년 북유럽이사회 문학상을 받았다.

신재우·장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