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반군 환영하는 주민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시리아 반군이 중부 거점도시 하마를 점령한 5일 주민들이 트럭 짐칸에 탄 채 하마 도심을 행진하는 반군 대원들을 환영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대공세를 펼친 반군은 북부 제2 도시 알레포를 점령한 지 닷새 만에 하마를 장악했다. AFP 연합뉴스

■ 일각 ‘정권 붕괴설’까지 제기

반군, 수도 200㎞ 거리까지 진격
다마스쿠스 향해 ‘파죽지세’ 남진

러·이란, 정부군 지원 줄어들어
“방어선 놀랍도록 빠르게 무너져”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시리아 반군이 북부 제2 도시 알레포를 점령한 지 닷새 만에 중부 거점 도시 하마를 장악했다. 반군이 하마에서 200㎞ 떨어진 수도 다마스쿠스를 향한 남진을 계속하는 등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하면서 일각에서는 정권 붕괴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아파인 알아사드 정부는 수니파인 국민 대다수를 강압적으로 통치해왔으나 지원 세력인 러시아와 이란이 두 개의 전쟁으로 약화하면서 반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는 모습이다.

5일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HTS 지휘관 하산 압둘 가니는 성명을 내고 반군 병력이 하마 시내로 진입했다고 선언하며 “하마 교도소 수감자 수백 명을 해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도 “지난 몇 시간 사이 심한 충돌 끝에 테러집단이 도시의 여러 축을 돌파하고 내부로 진입했다”고 인정하며 하마에 주둔하던 부대들을 도시 밖으로 재배치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군은 반군의 하마 진입 보도에 “군이 하마 외곽 방어선에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2011년 내전 발발 이래 줄곧 정부군 통제하에 있던 하마가 반군 수중에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리아 제4 도시인 하마는 인구 약 100만 명으로, 지난달 30일 반군이 점령한 제2 도시 알레포에서 수도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불과 약 200㎞ 떨어져 있으며, 해당 길목에 위치한 또 다른 요충지이자 시리아 제3 도시이기도 한 홈스와는 40㎞ 떨어져 있다. 하마 점령을 완료한 반군은 홈스 쪽으로 진군을 계속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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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시작된 반군의 공세에 8일 만에 알레포와 하마까지 잃으며 알아사드 정권은 최대 위기에 놓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위기그룹(ICG)의 다린 칼리파 선임 고문은 “반군이 이 속도로 홈스로 진격해 일부를 점령한다면 알아사드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액시오스도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시리아 정부군 방어선이 빠르게 무너지는 것에 놀랐으며 알아사드 정권 붕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패퇴는 러시아와 이란이 각각 우크라이나 전쟁에 나서고, 가자 전쟁 등을 지원하느라 시리아에 대한 지원을 줄인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국민이 알아사드 정권의 독재에 반발하면서 발생했다. 13년째 이어진 내전으로 현재까지 사망자는 60만여 명에 달하며, 시리아 주민 660만여 명이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국제사회는 내전 격화로 인한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며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오랜 기간 고통받고 있는 시리아 사람들을 위해 영향력 있는 모든 이가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