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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안 인터뷰 -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원래 외교관 출신이다. 1974년 제8회 외무고시에 합격하며 외무부에 입부했다. 외교관으로서의 경력을 다진 뒤 경제외교 분야를 거쳐 지난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국 측 수석대표를 지냈다. 이후 2007년에는 장관급의 통상교섭본부장도 맡았다. 그런데 당시에는 통상교섭본부가 지금처럼 산업통상자원부가 아니라 외교부에 편재돼 있을 때였다. 그래서 당시 그의 정식 직함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었다.

대구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전 본부장이 통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열린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위한 준비팀 근무 시절부터로 꼽힌다. 당시 그의 일 처리를 눈여겨본 청와대의 한 고위 인사는 “우리나라에 이런 외교관이 있었느냐”고 극찬했다고 한다. 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곧바로 2006년 한·미 FTA 수석 대표로 그를 전격 기용했고, 2007년에는 성공적인 한·미 FTA 협상의 공을 인정받아 통상교섭본부장에 발탁되게 된다. 본부장 근무 시절에는 한·유럽연합(EU) FTA 협상도 이뤄졌다.

통상교섭본부장 근무 후에는 제64차 및 66차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총회 의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러던 중 지난 약 40년에 가까운 외교관 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서울 강남을의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제는 정치에서도 물러나고 통상교섭도 직접 하지 않지만, 최근 한국의 통상 여건을 지켜보면서 김 전 본부장의 수심도 깊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통상 환경이 한국에 결코 유리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나름의 해법도 지속적으로 고심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역대 통상교섭본부장 초청 좌담회에서 “에너지를 미국에서 더 수입하는 대신 우주항공 분야 협력을 넓히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이번 인터뷰에서도 무역장벽을 높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해법 중 하나로 “결국 협상이 벌어지면 ‘기브 앤드 테이크’이고 서로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라며 “우리의 기조는 미국의 무역적자 시정을 위해 ‘우리가 덜 팔게’가 아니고 ‘우리가 더 살게’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가 수출을 덜 하는 것보다 미국이 강점 있는 분야에서 협력과 구매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 △연세대 △제8회 외무고시 합격 △주프랑스대사관 3등 서기관 △주캐나다대사관 참사관 △외무부 의전담당관 △주미대사관 참사관 △주제네바 공사 △외교통상부 지역통상국장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 △한·미 FTA 협상 한국 측 수석대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제19대 국회의원(서울 강남을／새누리당)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