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스위스 로잔 연방 공대(EPFL) 신원동 박사팀이 개발한 항공 로봇 ‘레이븐’이 다리로 껑충 뛰어오르는 모습. 유튜브 채널 ‘nature video’ 캡처

스위스 연구팀 ‘새 다리’ 항공로봇
평지에선 걷기, 틈새에선 건너뛰기
복잡한 지형에서 다양한 이동 동작


실제 새처럼 다리로 걷고 뛰고 점프하고 날 수 있는 항공 로봇이 개발됐다. 연구팀은 이 디자인을 활용하면 복잡한 지형에서도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스위스 로잔 연방 공대(EPFL) 신원동 박사팀은 5일 과학 저널 네이처를 통해 새처럼 육상에서 다리로 움직이다가 비행할 수 있는 항공 로봇 ‘레이븐’(RAVEN, Robotic Avian-inspired Vehicle for multiple ENvironments)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새는 뒷다리를 통해 걷기·뛰기·도약·점프해 날아오르기 등 다양하게 움직여 항공 로봇에 도입하면 활용성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돼왔다. 그러나 제대로 된 비행 성능을 유지하면서 이를 구현하기엔 기계적으로 너무 복잡하고 무겁다는 점이 발목을 잡아왔다.

이에 연구팀은 항공 로봇에 새의 다리 기능을 구현, 다양한 환경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했다. 비행을 위해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걷기, 점프 같은 이동성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분석 결과 서로 다른 운동 전략에 적응한 새들은 다리와 몸 사이의 질량 분포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복합적인 보행이 필요한 육상 조류는 몸에 비해 다리의 질량이 큰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반영해 뒷다리에는 새의 엉덩이와 발목, 발을 모방한 구조를 차용하고 앞머리엔 비행을 위한 프로펠러를 장착한 항공 로봇 레이븐을 개발했다. 레이븐의 다리는 평지에서 걷기와 틈새 건너뛰기, 장애물 위로 점프하기 등 새들이 육상에서 보이는 다양한 이동 동작을 할 수 있게 설계됐다

연구팀은 "레이븐은 이런 육상 동작은 물론 새처럼 껑충 뛰면서 날아오를 수도 있다"며 "점프는 초기 비행 이륙 속도에 크게 기여하고 점프하지 않고 날아오를 때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에서 영감을 받아 레이븐에 적용한 다기능 로봇 다리는 자율 이륙과 다양한 방식의 보행 모드를 통해 기존 고정익 항공기를 복잡한 지형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