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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루이지 덴차‘푸니쿨리 푸니쿨라’

伊 베수비오산에 설치된 열차
홍보하기 위해서 작곡된 노래
단순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
광고 음악으로도 쓰이며 인기

‘손이 가요, 손이 가. ○○○에 손이 가요∼’ 광고 속의 정감 가는 멜로디는 강한 중독성으로 자꾸만 귀에 맴돌게 한다. 이렇듯 광고 속 등장하는 단순한 멜로디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흥얼거리게 만들고 동시에 광고 속의 제품을 연상케 하는 홍보 효과를 갖는다. 클래식 음악 역시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그 다양성 때문에 여러 광고 속 배경음악으로 등장하는데 그 원조 격인 작품이 있다. 바로 1880년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 루이지 덴차가 작곡한 칸초네 나폴레타나(나폴리 민요) ‘푸니쿨리 푸니쿨라’다.

제목의 푸니쿨라는 이탈리아 베수비오산에 설치된 케이블 열차를 뜻하는데, 이 노래는 1880년 새로이 설치된 케이블 열차를 홍보하기 위해 특별히 작곡된 곡으로 광고 음악의 원조 격인 셈이다.

베수비오산은 나폴리 인근에 위치한 활화산으로 기원후 79년의 대폭발로 고대 로마 도시인 폼페이 전체를 삼켜버렸던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화산이기도 하다. 이토록 베수비오는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활화산 중 하나였지만 예로부터 많은 사람이 산에 올라가 자신의 두 눈으로 펄펄 끓는 화산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 했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사업가 토머스 쿡(Thomas Cook, 1808∼1892)에겐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베수비오 화산을 관광 산업화시키는 것이었다. 화산의 입구부터 정상까지 장장 12㎞의 케이블을 설치해 관광객들을 위한 관람용 철도를 건설했다. 1880년 마침내 숙원사업이었던 관람 열차가 완공됐지만 막상 개통되자 아무도 이 케이블 열차를 타려고 들지 않았다.

이유인즉슨 공포감과 불안감 때문이었다. 첫째로 여태껏 단 한 번도 마주하지 못했던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펄펄 끓는 활화산으로 다가가는 것이 무서웠고 둘째로는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무려 12㎞의 길이를 이제 막 설치돼 아직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케이블 열차에 의지해 몸을 싣는 것이 영 꺼려졌던 것이다.

이 망해가고 있는 사업을 위해 쿡은 무엇이라도 해야만 했고 고민 끝에 케이블 열차를 홍보하기 위한 노래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이탈리아는 음악의 나라, 노래의 나라 아닌가. 베수비오산과 케이블 열차를 주제로 한 흥겨운 노래를 만들면 시민들은 이를 흥겹게 따라 부를 것이고, 이는 곧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져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이란 심산이었다. 쿡은 작곡가 덴차에게 케이블 열차를 홍보하기 위한 음악을 써 줄 것을 의뢰했고 덴차는 당시 유명한 기자였던 주세페 투르코에게 노랫말을 받아 곡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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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제목인 ‘푸니쿨리 푸니쿨라’는 케이블카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푸니콜라레(Funicolare)에서 온 것으로 노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새빨간 불을 뿜는 저기 저 산에 올라가세. 그곳은 지옥같이 무서운 곳. 하지만 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 열차 타고 올라가네. 피어오르는 저 연기는 우리에게 오라 손짓하네. 가세 가세 저 산으로 가. 푸니쿨리 푸니쿨라.’ 노래는 발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고 그에 힘입어 케이블 열차 사업 또한 활발하게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 열차의 잦은 고장과 1944년 3월 베수비오 화산의 대폭발로 안타깝게도 철도는 폐선됐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푸니쿨리 푸니쿨라

1880년 이탈리아 베수비오산에 설치된 케이블카를 기념하기 위해 작곡된 작품으로 기자인 주세페 투르코가 노랫말을 썼고 루이지 덴차가 작곡했다. 같은 해 리코르디 출판사에 의해 출판됐으며 불과 1년 만에 무려 100만 부 이상이나 판매됐다. 근대에 작곡된 곡임에도 불구하고 당대 작곡가들이 민요로 착각할 만큼 이탈리아적인 색채와 정서를 잘 담아낸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