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1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힘찬병원 회의실에서 이동녕(왼쪽부터)·김태현 관절클리닉 원장, 이수찬 대표원장이 고관절 모형을 보면서 인공관절 로봇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목동힘찬병원 이수찬·김태현·이동녕 원장

퇴행성 관절염 환자 증가세
3년새 382만 명→433만명

로봇도입 덕 출혈 30% 감소
환자들 회복 속도도 빨라져

쪼그려앉기·양반다리 피해야
의자·침대 등 입식생활 추천

최근 한국의 초고령사회(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 차지) 진입을 앞두고 관절염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활동량이 많은 무릎이나 체중을 지탱하는 고관절 등의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관절염은 한 번 발생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어렵고, 방치할 경우 신체활동량이 줄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건강도 위협한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20년 382만여 명에서 2023년 433만여 명으로 3년 새 13.4% 급증했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관절 손상이 심해지면 마지막 수단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택한다. 통상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뼈를 깎아 인공관절을 넣는 만큼 평생에 단 한 번 받을 수 있는 수술로 꼽힌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기술이 활용되면서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로봇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인공관절 수술 부위는 무릎이다. 목동힘찬병원은 지난 7월 마코로봇 인공관절 수술 1만 례를 달성해 화제가 됐다. 이는 2020년 6월 첫 도입 후 약 4년 만에 달성한 수치다. 마코로봇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수술로봇으로 이 병원은 무릎에 이어 9월부터는 고관절 부위의 인공관절 수술에도 마코로봇 기술을 적용했다. 고관절은 엉덩이에 있는 골반뼈와 대퇴골을 잇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로 체중을 지탱하는 것은 물론, 걷거나 뛸 때 없어서는 안 되는 뼈다. 운동범위가 넓고 운동량도 많아 퇴행성 변화도 빠르게 오는 부위로도 꼽힌다. 이수찬 목동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힘찬병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염 말기에 시행되는데 기존 수술법은 완벽함을 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기술을 도입하면서 수술 정확도가 높아졌고,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는 출혈도 30%가량 줄어 환자 회복도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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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고관절의 머리 부분인 대퇴골두와 이를 감싸고 있는 비구를 모두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수술이다. 로봇수술 시행 시 장점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 후 주요 부작용은 탈구가 되거나 수술 후 다리 길이가 차이 나는 것이다. 김태현 목동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은 “양쪽 다리 길이를 맞추는 게 중요한데 인공관절 수술 후 원래 길이보다 길어지거나 짧아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로봇수술을 하면 양쪽 다리 길이에 대한 피드백을 정확하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시 골반에 삽입하는 ‘비구컵’의 위치와 각도 역시 중요한데 조금이라도 각도가 틀어지거나 경사가 잘 안 맞으면 대퇴골두 부분이 빠질 수 있다. 또 삽입할 공간 예측보다 조금이라도 넓어져도 고관절 탈구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원장은 “로봇이 없을 때는 의사가 감으로 비구컵 각도를 맞췄는데 로봇을 활용하면 1도, 1㎜ 단위로 각도를 측정하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기 때문에 각도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관절염의 원인은 퇴행성 변화를 비롯해 선천적·후천적 요인 등으로 다양하다. 다리를 자주 꼬고 앉거나 짝다리를 짚는 등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거나 체중이 급증해 고관절의 압력이 높아져 무리가 오면 고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평소 과격한 운동을 즐기거나 사고, 충돌 등 외부자극이 잦아도 발병할 수 있다. 이동녕 목동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은 “관절을 보호하려면 생활습관이나 환경 교정이 필요하다”며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등 관절에 무리를 주는 동작을 피하고 좌식 생활보다 의자, 침대를 이용하는 입식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통증이 상대적으로 약한 관절염 1∼2기에는 근력운동도 상당히 도움된다”고 덧붙였다.

고관절염은 고령층에만 국한되는 질환은 아니다.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관절염 환자 수는 모두 9만3079명으로 이 중 약 17%인 1만5987명이 20∼40대였다. 같은 해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환자 3만175명 중 973명도 20∼40대 환자로 조사됐다. 한편 잦은 음주와 스테로이드 복용 등이 영향을 미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30∼50대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