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장들 특별법안에 반발
“조직자율운영 법적지위 부여
지역특색 담아 법안수정 필요”

정부는 법안제출 입장 불변

고양=김준구·용인=박성훈 기자

정부가 연내 ‘특례시 지원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해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무늬만 특례시’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월 11일부터 40일간 ‘특례시 지원 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했으며 법제처 심사가 끝나는 대로 이달 중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특례시 주민의 복지·지역 발전과 관련된 19개 신규 특례를 발굴하고 개별법에 명시된 16개 기존 특례사무를 특별법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중앙행정기관이 특례시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하지만 경기 고양·용인·수원·경남 창원 등 4곳의 특례시와 내년 1월 특례시 지정을 앞둔 경기 화성시는 특례시의 법적 지위와 재정적 자율성 확보가 빠져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특례시는 법률적 성격이 없는 행정적 명칭에 불과하고 주소나 공문서 등에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지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특례시에 이양·위임되는 사무수행 비용 보전을 명문화하고 지방세에 ‘특례시세’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직에 있어서도 특례시에 맞는 조직관리가 필요하지만 상급 기관 승인 제도로 자율성이 침해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최근 “특례시 시장협의회에서 여러 차례 의견을 전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특례시의 행정적 명칭뿐 아니라 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하고, 지역 행정에 맞는 조직의 자율성과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화일보 주최로 열린 ‘문화정책포럼-2024 지역혁신’에서도 불만이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이상일 용인시장은 “특례시라는 이름표만 달아주고 법적 지위는 하나도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시장은 “재정 권한이 따라와야 하고 조직도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참석한 정명근 화성시장도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법안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례시들의 반발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이미 법제처에서 법안을 심사 중이어서 해당 입장을 추가로 반영하기는 어렵다”면서 “국회에서 의원 발의 법안들과 병합해 심사하는 과정에서 특례시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