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완화‘1·10 대책’부터
DSR 2단계 등 규제 강화까지
시장과의 소통 부재 비판받아

올해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공급 정책과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고강도 대출 규제가 엇박자로 맞물리며 혼선이 가중됐다는 평가다. 정부는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지난 1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공급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4년의 시작과 함께 발표된 ‘1·10 대책’은 30년 이상 된 아파트의 안전진단 절차를 완화해 곧바로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다양한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건축·입지규제를 완화하는 내용과 공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확대와 같은 금융 지원책도 포함됐다.

1·10 대책에서 발표된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내용은 지난 11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준공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2025년 6월부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이 가능해진다. 정부의 두 번째 공급대책은 지난 8월 발표됐다. 주요 내용은 △서울 및 인근 지역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8만 가구 이상 신규 공급 △재개발·재건축 특례법(가칭) 제정을 통한 정비사업 단계 축소 및 재건축 부담금 폐지 △빌라 등 비아파트 구입자 청약 시 무주택 인정 범위 확대 등이다. 8·8 공급대책의 후속 조치 중 하나로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수도권 신규 택지 5만 가구 계획이 발표됐다. 앞선 공급 대책이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해 자연스러운 공급 확대를 꾀했다면, 두 번째 공급 대책은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8만 가구의 양적 증대를 도모했다는 특징이 있다.

하반기 거래량 증가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가계부채 이슈가 전면에 나서자 수요 억제를 위한 대출 규제가 본격화됐다. 가계부채가 급증해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융 당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조기 대응 차원에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과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디딤돌 대출 개편 등의 조치들이 이뤄졌지만, 정책 혼선으로 불신이 가중됐다는 지적이다. 시장과의 소통이 부재했다는 점도 비판을 받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2025년 대한민국은 부동산 시장은 물론 거시 경제 전반에서도 수많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