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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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식품기업은 원가 하락 요인이 있어도 여러 이유를 내세우며 소비자 가격에 적용하지 않는다.”(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과자 가격을 올리고 있는 식품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지난해와 비교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효율화로 원가 부담을 감내하기보다 제품 가격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해태제과식품의 올 1∼3분기 매출원가율은 64.47%로 전년 동기(65.44%) 대비 0.97%포인트 감소했다. 매출원가율이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매출원가율이 낮아지면 원부자재나 인건비 등 매출을 거두는 데 필요한 원가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 1일 홈런볼·자유시간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59% 인상하면서 “원재료 가격 급등과 인건비·물류비·에너지 비용 등 제반 비용 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한 것과는 거리가 먼 대목이다. 초콜릿이 들어간 13개 제품 가격을 인상한 오리온 역시 올 1∼3분기 매출원가율이 61.2%로 전년 동기(61.60%) 대비 0.4%포인트 줄었다.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6.42%에서 17.12%로 올라 원가 부담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식품기업들은 원가가 오르면 이를 재빨리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만, “미래 원가 상승 우려가 있다”며 원가 하락분을 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제품 가격을 올릴 이유는 많고, 가격을 내릴 이유는 어디에도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