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사우디 등 규제안 전면 거부
내년 추가 회의 열어 협상 지속

전 세계적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해 부산에서 열린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에서 회원국들이 일부 쟁점에 끝까지 이견을 보여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추후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2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플라스틱 협약 제5차 INC-5 전체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일부 문안에 합의했지만 소수 쟁점사항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끝내 협상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 INC 의장은 “부산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면서도 “쟁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계속 협력하면서 실용적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전날 종료 예정이었지만 치열한 협상이 이어지면서 2일 오전 3시까지 계속됐다. 앞서 국제사회는 2022년 5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약을 올해 말까지 만들기로 했다.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개막한 5차 INC-5는 첫날 회원국들이 앞서 제시됐던 3차 제안문을 협상 기초로 삼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선언적 협약’이라도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이번 회의에서는 ‘플라스틱 또는 1차 플라스틱 폴리머(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원료) 생산규제’와 ‘유해 플라스틱·화학물질 퇴출’ ‘협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 등이 핵심 쟁점이었다. 플라스틱 생산 규제의 경우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반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규제안을 전면 거부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플라스틱 제품 디자인과 폐기물 관리, 협약 이행과 효과성 제고 방안 등을 두고는 인식을 공유해 회원국들은 이번 논의 내용을 기반으로 2025년 추가 협상회의(INC-5.2)를 열어 계속 협상하기로 했다. 플라스틱은 매년 4억6000만t 이상 생산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일회용이다. 1950년대부터 생산된 플라스틱을 모두 합치면 90억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