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서 열린 촛불승리전환행동 촛불집회에서 한 노인이 옐로재킷에 걸려 넘어져 구급차에 실려 가고 있다. 정지연 기자

■ 주말시위 ‘안전소홀’ 비판 목소리

낙상 사고에 구급차 출동후에야
주최측 ‘사고방지 안내’ 지각방송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리고 있는 ‘정권 퇴진 집회’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주최 측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의 촛불집회에서는 한 고령의 참여자가 주최 측에서 전선 정리를 위해 설치한 옐로재킷 턱에 걸려 넘어져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인은 고통을 호소하다 응급요원 3명에게 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가 벌어지고 20분이 지나서야 촛불행동은 “턱을 조심하라”며 안내 방송을 했다. 이 턱에 걸려 넘어질 뻔한 시민 김모(62) 씨는 “횡단보도 중간에 턱을 만들어놓고 조심하라는 문구조차 없다”며 “도심 유동인구가 얼마나 많은데 안전사고에 무감각한 것 같다”고 따졌다.

이날 오후 5시쯤 광화문 사거리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의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5차 장외집회에서는 시위대가 행진하던 중 촛불의 불이 플래카드에 옮겨붙기도 했다. 집회 참여자 박모(67) 씨는 “촛불과 플래카드를 한꺼번에 들다 불이 붙었다”며 “비가 와 금방 꺼졌다”고 말했다. 촛불은 집회에 참여한 시민단체 측에서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회 한편에선 주최 측이 불법으로 설치한 현수막에 시민들이 걸려 넘어질 뻔한 상황도 발생했다. 시민 김모(36) 씨는 “가로수 사이에 현수막을 낮게 걸면서 현수막을 묶은 줄에 딸이 넘어질 뻔했다”며 “비가 와 길이 미끄러운데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집회 측에서 책임지는 거냐”고 불만을 표했다. 이 현수막은 한 시민단체가 설치한 것으로, 지면으로부터 30㎝ 높이에 설치돼 있어 쉽게 발에 차였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집회·시위용 현수막은 행사가 열리는 기간에만 설치돼야 하지만, 집회가 끝난 다음 날 오전까지도 현수막은 그대로였다.

집회 후 버려진 전단지와 소품들이 바닥에 나뒹굴면서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갑자기 비가 와 비와 관련된 안전사고에 대비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린아·정지연·이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