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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에게 자신의 석사 졸업 논문을 쓰게 한 뒤 "내용이 맘에 안 든다"며 가위로 수차례 찌른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당초 이 여성은 남자친구가 자신을 성추행해 가위로 찔렀다고 항변했으나 CCTV 등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여성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단독3부(이호동 판사)는 지난 20일 상해 및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여·27) 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월 19일 오후 1시 대학교 강의실에서 남자친구 B 씨의 얼굴과 다리를 수십 회 때려 우측 고막 외상성 파열 등의 상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달 28일 서울 성동구 한 건물 2층 입구 앞에서 외투에 있던 미용 가위를 꺼내 B 씨의 가슴과 팔 부위를 약 10회 찌른 혐의도 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22년부터 같은 대학원 연구실에 근무하기 시작한 뒤 지난 2월부터 교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 씨가 B 씨에게 석사 졸업 논문 작성을 시켰으나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A 씨는 B 씨가 자신을 성추행해 가위로 찔렀다고 주장했지만 CCTV에 찍힌 영상에는 A 씨가 다가오자 환영하는 듯 팔을 벌리는 B 씨의 모습만 찍혀있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담긴 메신저 내용에도 A 씨 주장과는 다른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